싱가포르 선사 퍼시픽 인터내셔널 라인(PIL)이 2월 14일 태평양 횡단 노선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다. 3월 마지막 항해를 끝으로 태평양 서비스를 중단한다. 올해 2월 기준으로 이 선사는 아시아-아프리카, 미주, 아시아 역내에서 90개 정기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선복량은 150척(45만 TEU)이다.

태평양 서비스 중단은 재정적 어려움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967년 창원충 회장이 설립한 PIL은 지난해 초 COSCO와 슬롯구매 계약을 중단하며 아시아-유럽항로에서는 이미 철수했다. 해운동맹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규모의 경쟁에서 밀려 아시아-유럽항로를 떠나게 됐다.

아시아-유럽에 이어 태평양 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아시아-아프리카, 중동/홍해, 인도 아대륙, 남미, 오세아니아의 북-남항로에 주력하게 된다. 2013~15년 아시아-서아프리카, 아시아-남미 항로에 투입하기 위해 신조 컨테이너선 24척을 발주했다. 채권까지 발행하며 3,900TEU급 12척, 1만 1,800TEU 12척을 각각 발주했다.

PIL은 네트워크 개편 외에도 현금 확보에도 나섰다. 컨테이너 제조 자회사인 싱가마스 컨테이너 홀딩스의 중국 내 자회사 5곳을 5억 6,500만 달러에 COSCO에 매각했다. 핵심 물류사업에 집중 및 현금확보를 위한 조치다. 같은 달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와는 2018년 받은 대출 연장에 합의했다.

이런 일련의 노력에도 세계 해운시장의 낮은 운임으로 손실은 계속되고 있다. PIL의 2017년 1억 4,118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손실 폭이 2억 332만 달러로 확대됐다. 주요 정기선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누적된 적자에도 재정위기에 대처할 시간적 여유는 있다. 2018년 12월 31일 기준 이 회사의 장기부채는 11억 2,000만 달러이다. 보유한 자본은 16억 9,000만 달러로 여전히 부채 보다 자본이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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