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웅로직스, 트랜스올 126억 인수로

태웅로직스가 항공 혼재사인 트랜스올을 지난달 126억 1,400만 원에 인수했다. 코스닥 상장사이자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한 태웅로직스가 혼재시장에 직접 뛰어들면서 앞으로 상당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인수이후에도 ‘트랜스올’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한다. 신임 사령탑엔 신윤선 대표가 취임했다. 혼재업체에서 30년 이상 쌓아온 노하우가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신 대표는 본지에 “모든 준비(?)는 끝났다”고 밝혔다. 그간 인수이후의 행보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해 왔음을 시사했다.

조직 운영에 대해선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막겠다’는 취지다. 기존 트랜스올 직원들은 3년 간 고용보장을 했다. 하지만 반드시 고용 승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혼재시장에서 일부 팀을 인수 추진 중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회사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기꺼이 흡수하겠다”는 의사를 신 대표는 밝혔다.

최근 몇 년동안 국내 혼재시장은 격동을 겪어 왔다.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2021년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작년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곤두박질을 쳤다. 이같은 시장 환경에 ‘새로운 트랜스올’이 진입하면서 국내 혼재시장은 본격 재편을 맞이할 전망이다.

작년 기준 트랜스올의 매출은 1,203억 원으로 전년대비 3% 감소했다. 매출 기준 국내 11대 혼재사 가운데 5위에 랭크됐다. 국내 혼재시장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에서 트랜스올은 작년 8.5%를 차지했다.

각 업체가 경영공시한 바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트리플크라운인터내셔날이 전체 시장의 32.5%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우정항공으로 26.1%, 3위는 SITC로지스틱스로 9.9%를 각각 나타냈다. 이어 SC로지스틱스 9.1%, 트랜스올이 8.5%, 동서콘솔이 8.3%, 이지스에어콘솔리데이터스가 4.2%, 서울항공화물 0.5%, 더블유제이씨(우진항공) 0.5%, 코스모항운과 세계혼재항공화물이 0.2%를 각각 차지했다.

여기서 트랜스올을 비롯해 서울항공화물, 더블유제이씨(우진항공), 코스모항운, 세계혼재항공화물의 매출은 순액 기준이다. 순액 매출은 항공사에 지출한 운임을 제외한 나머지를 매출 기준으로 삼는다.

충분한 수혈 능력으로 시장 새로운 판도

혼재시장에서 자금력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중요한 잣대다. 특히 성수기때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급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혼재사는 시장 점유율을 일시에 확대한다. 또 이과정에서 혼재사 간 출혈경쟁 역시 불가피하다. 특히 항공사들이 ‘블록 스페이스 공급계약(BSA)’를 확대하고 있는 최근 시장환경에서 자칫 벼랑 끝 경쟁으로 내 몰릴 수도 있다.

이런 차원에서 사실상 태웅로직스의 혼재시장 진출은 ‘트랜스올의 가면을 쓴 늑대의 공격’일 수도 있다. 혼재시장 진출을 위해 구색을 갖추기 위해 트랜스올을 인수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트랜스올 인수는 명분만 제공한 셈이다.

이에따라 향후 태웅로직스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분명히 공격적인 영업력으로 ‘시장의 파이’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몇 년간 보릿고개를 넘긴 혼재시장에서 올 9월이후 성수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전략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력과 함께 혼재업의 중요한 잣대는 ‘조직력’이다. 영업과 업무의 조직력 구축이 혼재업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혼재사는 적자나는 영업도 흑자 환경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이같은 시장 환경을 잘 이해한 태웅로직스는 새로운 조직력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조직을 팀 단위로 흡수하거나 우수한 인력도 충분히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재시장은 자금력을 바탕으로한 ‘사람 장사’다. 우수한 영업과 업무능력만 갖추면 시너지효과가 크게 확대되기 때문이다.

국내 혼재시장은 외형적으로는 매년 확대돼 왔다.

작년 기준 전년대비 매출이 가장 크게 확대된 혼재사는 트리플크라운인터내셔날로 전년대비 35.3% 증가한 4,597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이지스에어콘솔리데이터스가 14.2% 늘어난 596억 원, 우정항공이 7.8% 증가한 3,691억 원, SITC로지스틱스은 4.9% 증가한 1,402억 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코스모항운은 전년대비 91.6%나 감소한 34억 원, 세계혼재항공화물도 58.7% 감소한 28억 원, 서울항공화물도 31.8% 줄어든 75억 원을 각각 나타냈다.

이번 인수에 대해 태웅로직스는 “트랜스올 인수로 전문 인력과 안정적인 항공물류 영업망을 확보하고, 항공운송에 대한 대고객 서비스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물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고, 항공물류 창고 확대, 상용화주터미널 구축, 전자 상거래, 항공운송 품질인증(CEIV)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개시해 국내 항공화물 콘솔시장의 선도 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라 강조했다. 국내 혼재시장에서 태웅로직스라는 새로운 거물이 등장하면서 국내 혼재시장은 앞으로 본격적인 재편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카고뉴스(Cargo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