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마존의 변화가 ‘他山之石’

▲ 물류가 운송, 보관, 하역 등 협의의 개념에서 공급망관리(SCM)인 조달, 생산 등의 포괄적 개념으로 확대 발전했다. 이로 인해 물류환경에 복잡성이 발생하고 있다. 군 물류도 민간 물류와 개념은 동일하다. 전투 준비태세와 전쟁 지속능력 제고가 군 물류이다. 따라서 물류 혁신 사례인 삼성의 첼로 도입, 아마존 물류센터에 로봇배치 등을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

민간기관의 수송 및 물류전문가와 국방수송분야 군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상호협력 및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15일 국방수송발전세미나가 국방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민간기업 물류동향 및 군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한 하헌구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물류와 군은 역사상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를 뜻하는 영어단어 Logistics가 재화의 공급과 분배를 담당하던 그리스, 로마군 장교의 호칭인 Logistikas에서 유래됐다고 설명했다.

물류가 운송, 보관, 하역 등 협의의 개념에서 공급망관리(SCM)인 조달, 생산 등의 포괄적 개념으로 확대 발전했다. 이로 인해 물류환경에 복잡성이 발생하고 있다. 화주, 3PL, 운영 실행사, 자산 보유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복잡성 증대로 업체 네트워크 및 공급 역량, 통합 계획 등이 중요해졌다.

이런 대표적 사례로 삼성과 아마존의 사례를 하 교수가 발표했다. 삼성그룹의 물류 정보화, 표준화, 통합화 전략의 상징이 첼로이다. 물류를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을 시작했다. 그룹 계열사 물류를 통합 관리해 규모의 경제 및 효율성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물류IT 솔루션이 접목된 표준실행체계 구축을 통해 가시성과 IT역량을 제고한다. 이를 위해 물류계획부터 실행까지 통합하는 첼로 플랫폼을 구축했다.

첼로는 통합 플랫폼 설계 후 단일기능이 탑재됐다. SCM계획부터 업체선정, 국제운송, 창고관리, 운송관리, 성과와 리스크 측정까지 단일 시스템 내에서 유기적으로 연결가능하다고 하 교수가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첼로에서 선보인 물류정보화 기술이다. 연안구간 화물선 실시간 추적 기술 선박자동추적기술(AIS), 출발·도착 자동 감지 및 경고 기술 지오펜스(Geofence), GPS와 스마트폰 앱을 통한 가시성 확보이다.

해외기업의 사례로는 아마존의 물류중심, 자동화 및 속도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삼성의 물류 개선이 정보화, 표준화, 통합화라면 아마존은 자동화와 속도 전략이다. 아마존은 FBA(Fulfillment by Amazon)를 운영하고 있다. 독립 판매자들의 재고를 위탁받아 보관과 배송, 반품 등의 주문 처리도 일괄대행하고 있다. 이 프로세스 도입을 통해 아마존이 기존 인터넷 유통기업에서 물류 및 SCM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FBA서비스를 통한 수익률이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률을 초과했다.

 

아마존, 물류자동화 위해 로봇회사 인수

아마존에 있어 물류부문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자동화 및 속도화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자동화를 위해 키바 시스템즈를 인수했다. 키바는 2003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물류센터 운영에 필요한 무인 자동화 로봇 솔루션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체 물류센터 작업자들 대부분이 업무시간의 60~70%를 단순 이동에 허비한다는 점에 착안해 설립됐다.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구성된 물류시설은 작업자가 시간당 평균 200~400개의 화물을 피킹한다. 20만개 화물 피킹을 위해서는 8시간 2교대로 150명의 작업자가 필요하다. 반면에 로봇은 6초당 1개의 화물을 피킹하며, 시간당 600개까지 가능하다. 생산성 증가로 20만개 화물 피킹작업에 필요인력이 25명으로 줄어든다. 이점에 주목해 키바를 인수했으며, 아마존은 실제 물류센터에 키바 로봇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또한 속도화를 위해 무인기 옥타콥터를 이용한 배송서비스를 올해부터 상용화 예정이다. 이는 서점 반스 앤 노블, 대형마트 월마트 등과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물류서비스의 최우선은 비용이 아닌 속도이다. 인터넷 구매 당일제품을 집으로 배송하는 아마존의 서비스도 이런 발상의 연장선이다. 속도화 전략은 아마존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2012년에 월마트와 이베이도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당일배송이 온·오프라인에 걸친 유통산업의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다고 하 교수가 덧붙였다.

 

민간물류 벤치마킹으로 美軍 효율↑

군 물류도 민간 물류와 개념은 동일하다. 전투 준비태세와 전쟁 지속능력 제고가 군 물류이다. 이로 인해 미국 CSCMP(공급망전문가협의회) 참석자의 10~20%는 군 관계자로 추정된다.

따라서 민간기업의 혁신 사례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아마존은 서적과 게임, 완구, 전자제품 등을 취급하는 유통업체이다. 군대의 경우 급식, 피복 및 비품, 통신물자, 연료 등 다양한 군수품을 취급하는 유통업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다.

미군의 경우 민간기업의 물류시스템을 도입해 전쟁 준비기간을 단축했다. 1991년 걸프전의 6개월을 2003년 이라크전에서는 2개월로 단축했다. 켄터키 기지에서 헬기를 이라크로 이동하는 기간을 8일에서 40시간으로 감축했다. 이런 물류혁신을 통해 미국의 초단기 승리가 가능했다고 하 교수가 밝혔다.

미군이 민간기업을 통해 배운 사례는 GM, 캐터필러의 적시생산방식(JIT), 페덱스, CSX의 화물인식시스템 등이다. 이를 통해 선적 지체 예방, 선박·비행기의 위치 파악, 고장부품 추적 등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금융결제시스템 단일화, 국제 화상회의를 도입해 군 물류의 효율성을 높였다. 미군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에 전투 지원이 아닌 군 핵심 경쟁력으로서 물류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군수 및 수송사령부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 인력 확보 및 교육이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는 육해공군의 군수사령부 통합 및 위상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공급망 전반에 걸친 관리 및 통제력 확보를 위해서이다. 이런 위상 강화를 통해 군수를 고려한 조달체계 확립이 가능하다.

아마존의 사례처럼 군수에 우선순위를 비용이 아닌 속도에 중점을 둬야한다. 군 작전 신속 전개를 위한 수송 및 물류설비 기술 개발. 속도 중심의 군수물품 재분류 검토 및 군수체계 개편이다. 자동화 및 기계화 도입의 필요성도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로 병력자원 감소에 대비가 필요하다. 창고관리를 비롯한 물류인력의 자동화와 기계화가 필요해졌다. 민간부문의 참여를 통한 공백 해소도 가능하다.

삼성과 같은 정보화, 표준화, 통합화를 통한 관리 및 통제력 확보도 필요하다. 보급, 수송, 조달, 재무간 군수공급망 통합관리, 물동량 흐름 및 보관물자의 실시간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한 공급망 계획 역량이 강화된다.

미군과 같은 민간 물류혁신에 대한 지속적 벤치마킹과 협업도 중요하다. 민간 참여가능 부문을 확정해 민간 기업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또한 물류혁신 사례 공유를 위한 정기적 컨퍼런스도 필요하다.

군 물류혁신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군내 물류전문 인력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SCM 기획 및 관리, 정보 관련 역량을 보유한 인력의 양성 및 전문화가 군 물류개선의 전제조건이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기존 인력의 재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하 교수는 대학과 협력을 통한 물류 재교육 추진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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